보도자료

3D 프린팅, 음식문화도 바꾼다

작성자
admin
작성일
2018-08-21 10:29
조회
3143

밥솥이나 레인지가 아닌, 음식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가전제품을 상상해 보자.

가루로 된 여러 성분을 넣고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각 가족구성원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함유된 맛있는 음식이 조리돼 나온다. 이런 일은 아직 상상 속에 머무는 것처럼 보이나, 3D 프린팅을 사용해 맞춤 음식을 만드는 방법도 언젠가는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화여대 식품공학과 이진규 교수는 24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고 있는 ‘2018 실험생물학 대회( Experimental Biology meeting)’의 미국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식품 생산을 위한 3D 프린팅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 교수는 “3D 프린팅 기술을 사용해 개인의 취향이나 특성에 맞는 음식 질감과 체내 흡수를 조절할 수 있는 음식의 미세구조 생성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밝히고, “사람들이 언젠가는 3D 프린팅으로 필요나 기호에 따라 혼합해 조리할 수 있는 가루 성분들이 포함된 카트리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3D 음식 프린팅, 세계 식량 보급에 중요 역할”

식품 3D 프린팅은 최종 제품을 만들기 위해 여러 층의 원료를 배치한다는 점에서 다른 재료를 3D 프린팅으로 만드는 것과 같다. 식품의 바탕이 되는 재료를 컴퓨터 설계를 통해 출력하는 기술로 균일한 품질의 식품을 생산할 수 있고, 식품안전성과 가격 및 품질의 안정성을 기할 수 있다.

또한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해 체질이나 연령, 알러지, 영양조절, 기호성 등을 고려한 소비자 맞춤형 식품 제조 가능하다. 가공 방법이 단순하고 기능성 재료와 대체 재료 등을 사용해 친환경적인 식품 제조가 가능한 것도 큰 장점. 음식 쓰레기 및 음식 저장과 수송에 드는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부가적인 이점도 있다.

아울러 급증하는 세계 인구의 식량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바다에 많이 서식하는 해조류나 대량 번식시킨 곤충의 단백질 등을 활용해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고 영양 성분을 확보해 음식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것. 식자재를 가루 형태 등으로 장기간 보관할 수 있다면 기후 변화에 따른 흉작으로 굶주리는 인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몇 년 전부터 이미 단순한 형태의 3D 음식 프린팅 기계가 출시되고 있으나 가격이 비싸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네덜란드에 3D 음식 프린팅 전문 레스토랑이 등장했고, 미군에서는 3D 프린팅 기술로 병사들에게 맞춤 영양분과 전장에서의 전투 식량 보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자연 식품에서 느끼는 식감도 최대한 구현 가능”

식품블록 제조를 위해 사용되는 프린팅 기술은 식품의 맛과 식감, 영양학적 가치를 고려한 재료에 픽셀 단위의 미세한 공정을 가해 식품을 재성형 또는 가공하는 방식으로, 실제의 식품을 모방하고 구현하게 된다.

문제는 맛이나 식감이 제대로 표현되느냐는 점. 연구팀은 이를 위해 음식을 먹는 과정도 세밀하게 분석해 보았다. 우리는 입으로 들어온 음식을 미세한 구조물로 부수어 이와 혀로 섞어가며 느끼고, 삼키고, 소화한다. 이때 식품의 재료와 구조물의 특징이 음식 맛의 중요 요인이 된다.

이 교수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면 식품의 미세구조를 식품소재에 더욱 가까운 조직 구조로 디자인해 구현할 수 있고, 물질의 변형과 흐름을 살피는 유변학적 특성 및 조직감, 분산 정도를 고려한 디자인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며, “개인의 건강 데이터에 따른 다양한 식감이나, 맛, 다른 영양분도 첨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말토덱스트린과 유장 단백질의 3D 가상모델과 3D 프린터로 만들어낸 모습. CREDIT: Jin-Kyu Rhee, Ewha Womans University
말토덱스트린과 유장 단백질의 3D 가상모델과 3D 프린터로 만들어낸 모습. CREDIT: Jin-Kyu Rhee, Ewha Womans University

음식 특성 모방한 미세구조 플랫폼 개발

이 교수팀은 357개의 양방향 프린팅 노즐로 구성된 3D 프린터를 사용해 연구를 수행했다. 프린터 각각의 노즐은 5피코리터 정도의 액상 재료를 정교하게 분사해 구조체를 가진 식품블록을 출력한다.

연구팀은 이 프로토타입 3D 프린터로 실제 음식 샘플에서 관찰된 물리적 특성과 나노 규모의 질감을 모방한 미세구조를 가진 음식을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들이 만든 플랫폼과 최적화된 방법으로 탄수화물과 단백질 가루를, 음식 질감을 조절하고 체내에 흡수되는 방식을 조절할 수 있는 미세구조를 가진 음식으로 전환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출력 공정 개선과 최적화 등을 통해 식품 3D프린팅의 출력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기초적인 파라메터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더 나아가 식품의 단면 스캐닝, 분산되는 정도 및 물성 측정 등의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식품의 용해도 혹은 분산도와 물성 등을 조절해 3차원의 식품 구조물을 생성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교수는 “우리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으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3D 음식 프린팅을 다음 단계로 향상시킬 것”이라며, “3D 음식 프린팅 기술로 오랫 동안 보관이 가능하고 체내 흡수를 위해 기능성을 향상시킨 식자재와 음식 제품을 창출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병희 객원기자다른 기사 보기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04.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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