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기사] 160801 - 줄기세포, 3D 바이오 프린팅 활용 장기 바꾸는 ‘트랜스 휴먼’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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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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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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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만성질환자 증가 등으로 장기이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장기 기증자는 턱없이 부족하다. 기증받더라도 면역 거부반응 때문에 생명 연장이 어려울 수 있다. 이종(異種) 간 장기이식, 줄기세포, 3D 프린팅 기술은 난치병을 치료하고 고장난 장기를 대체하는 ‘트랜스 휴먼(Trans Human)’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최근 국립축산과학원에서 3세대 바이오 장기용 돼지 ‘사랑이(가칭)’가 태어났다. 2세대인 ‘믿음이’가 나온 지 6년 만이다. 3세대란 이름은 총 4단계인 면역 거부반응 중 3단계까지 제어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였다.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 오건봉 박사는 “2018년께 이 돼지의 심장이나 췌도, 각막을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실험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異種) 간 장기이식은 동물의 장기나 동물에서 키운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는 방법이다. 1960년대부터 의과학자들은 인간 대신 동물의 장기를 활용할 방법을 모색해 왔다. 장기를 사실상 신선한 상태로 무제한으로 공급할 수 있어서다. 실제 이식 실험도 진행됐다.
3세대 바이오 장기용 돼지 탄생
하지만 면역 거부반응이 발목을 잡았다. 체내에 침투한 세균과 바이러스처럼 이식한 장기도 면역계의 공격 대상이 됐다. 면역 거부반응은 초급성, 급성, 혈관성, 만성 단계로 발생한다. 예를 들어 초급성 거부반응은 돼지 장기 표면에 있는 ‘알파갈(α-Gal)’이란 물질을 면역계가 공격하면서 일어난다. ‘알파갈’은 인간을 비롯한 영장류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제거해도 혈액 응고나 또 다른 면역 거부반응이 길게는 수십 년간 이어진다. 오 박사는 “단계별로 관련된 유전자를 넣거나 빼 ‘면역 결핍’ 돼지를 만든다. 이후 태어난 돼지를 교배하거나 추가로 유전자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고 설명했다.
‘사랑이’도 앞서 나온 ‘믿음이(초급성·급성 반응 제어)’와 ‘소망이(혈관성 반응 제어)’를 교배해 탄생했다. 안정적이지만 유전자를 조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 부담도 크다. 수십 년간 연구에도 면역반응을 조절한 돼지는 전 세계에 약 20여 종에 불과하다. 잠재적 감염 위험이 있는 돼지 유전자 내 바이러스(PERVs)도 이종 간 장기이식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과학자들이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CRISPR-Cas9, RNA와 단백질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자르는 기술)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기존에 돼지 유전자를 편집하는 데 수년이 걸렸지만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면 시간을 1년 내외로 줄일 수 있다. 한 번에 여러 군데의 유전자를 동시에 손볼 수도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하버드대 의대 조지 처치 교수는 유전자 가위로 돼지 배아에서 PERVs 유전자 62개를 모두 제거하는 데 성공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건봉 박사는 “‘사랑이’에게도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해 면역 거부반응 조절 등 추가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유전자 가위나 면역 억제제 개발이 이종 간 장기이식 현실화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줄기세포로 미니 장기 제작
줄기세포는 뼈·신경·혈관·근육·장기를 만드는 ‘씨앗’이다. 크게 배아, 성체, 역분화(유도 만능) 줄기세포로 나뉜다. 배아줄기세포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 생기는 수정란에서 추출하는데, 세포 분열이 왕성해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골수·지방·제대혈 같은 성인 몸에 있는 줄기세포로, 특정한 조직으로만 분화한다. 성체줄기세포는 치료제가 출시돼 있다. ‘하테셀그램(급성 심근경색·자가골수 이용)’ ‘카티스템(퇴행성 관절염·제대혈)’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업체가 국내외 임상시험 중인 성체줄기세포 치료제 수는 25개가 넘는다.
역분화 줄기세포는 2006년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개발한 ‘인공’ 줄기세포다. 성인의 피부 세포에 분화를 유도하는 유전자를 주입해 줄기세포로 바꾸는 방법이다. 역분화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처럼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연구 목적의 ‘미니 장기(오가노이드)’도 제작할 수 있다. 2013년 오스트리아 분자생명공학연구원은 역분화 줄기세포로 4㎜ 크기의 ‘미니 뇌’를 만들었다. 성인의 피부 세포로 역분화 줄기세포를 만든 뒤 적절한 화학 신호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법이었다. ‘미니 뇌’는 해마·피질 등 인간의 뇌와 비슷한 구조를 갖췄고 신경세포가 전기적 신호까지 주고받을 만큼 기능이 유사하다. 지난해 미국 UC버클리 연구팀 등은 스스로 뛰는 약 0.5㎜ 크기의 3차원 심장을 만들었다. 현재 간·갑상선·췌장 등 다양한 ‘미니 장기’가 개발돼 질병 연구와 약물반응 검사 등에 활용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 7년 만에 승인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윤리적인 문제와 암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발전이 더뎠다. 하지만 200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난치성 질환에 배아줄기세포 사용을 최초로 임상 승인하면서 관련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차병원그룹 차바이오텍이 건성 노인성 황반변성과 스타가르트병(청소년기 실명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이달 초 보건복지부는 차의과대학의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를 조건부 승인했다. 관련 연구가 승인을 받은 건 7년 만이다.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는 ^핵을 제거한 난자에 체세포를 이식해 배아를 만들고 ^여기에서 질병 치료에 쓰이는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체세포는 피부·지방·간 세포처럼 성인의 몸에 존재한다.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는 기증자와 유전적으로 같아 면역 거부반응을 피할 수 있고, 특정 조직이 아닌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이번 연구로 얻어진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는 시신경 손상, 뇌졸중 같은 난치병 환자 치료에 사용될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차의과대학 이동률 교수는 “기증자의 체세포와 같은 유전형을 가진 다른 환자 치료에 쓸 수 있게 ‘공유 줄기세포주’ 100가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3D 프린팅으로 만든 인공 간·귀
지난 4월 중앙대병원에서 두개골이 함몰된 60대 여성 환자의 인공 두개골 이식 수술이 진행됐다. 의료진은 생산기술연구원과 협력해 3D 프린터로 ‘맞춤형 두개골’을 제작했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장치와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두개골 모양을 찍고 이를 ‘설계도’로 순수 티타늄을 수㎜ 두께로 쌓아 인공 두개골을 만들었다. 수술을 집도한 권정택(신경외과) 교수는 “기존의 골 시멘트는 함몰이 심할 경우 재료가 많이 사용돼 무겁고, 뇌에 딱 맞는 모양을 만드는 것도 어려웠지만 3D 프린터로 인공 두개골을 만들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3D 프린팅은 2차원 이미지를 3차원으로 변환한 후 이 모양으로 고분자·금속·세라믹 같은 소재를 층층이 쌓아 물건을 만드는 기술이다. 글로벌 3D 프린터 업체인 스트라타시스 다니엘 톰슨 한국지사장은 “의료 분야에 3D 프린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CT·MRI 의료 영상장비 제조사도 이미지를 3D 프린터 소프트웨어로 가공할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보청기·틀니·의족 같은 정형용 지지대(보장구)는 3D 프린팅을 활용해 맞춤형으로 제작되고 있다. 의료진이 ‘모의 수술’에도 활용한다. 지난 3월 중국 지린(吉林)성에서는 선천선 심장병을 앓는 생후 9개월 된 아기를 치료하는 데 3D 프린팅으로 만든 실제 크기의 심장 모델을 이용했다.
세포가 포함된 ‘바이오 잉크’를 쌓아 올려 살아 있는 조직을 만들기도 한다. 이를 3D 바이오 프린팅이라고 한다. 미국의 생명공학 회사 오가노보는 2013년 간·내피 등 수만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바이오 잉크를 사용해 1㎝도 안 되는 크기의 인공 간을 제작했다. 이 ‘인공 간’은 40일간 실제 세포처럼 살아 있었다. 지난해에는 3D 프린팅으로 신장 조직을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올해 초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의대 연구팀은 3D 바이오 프린팅을 이용해 만든 인공 귀를 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토끼의 연골세포와 말랑말랑한 하이드로겔로 바이오 잉크를 만들었다. 여기에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섞어 강도를 높여 귀 모양을 만들었다. 이식한 인공 귀의 연골 세포는 2개월 후까지 살아 있었고, 혈관이 연결되는 등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이 연구에 공동 참여한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강현욱 교수는 “세포 구조와 배열 상태가 귀보다 복잡한 췌장·심장·척수신경에 3D 바이오 프린팅을 적용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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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unday.joins.com/archives/132684
최근 국립축산과학원에서 3세대 바이오 장기용 돼지 ‘사랑이(가칭)’가 태어났다. 2세대인 ‘믿음이’가 나온 지 6년 만이다. 3세대란 이름은 총 4단계인 면역 거부반응 중 3단계까지 제어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붙였다. 국립축산과학원 동물바이오공학과 오건봉 박사는 “2018년께 이 돼지의 심장이나 췌도, 각막을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실험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異種) 간 장기이식은 동물의 장기나 동물에서 키운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는 방법이다. 1960년대부터 의과학자들은 인간 대신 동물의 장기를 활용할 방법을 모색해 왔다. 장기를 사실상 신선한 상태로 무제한으로 공급할 수 있어서다. 실제 이식 실험도 진행됐다.
3세대 바이오 장기용 돼지 탄생
하지만 면역 거부반응이 발목을 잡았다. 체내에 침투한 세균과 바이러스처럼 이식한 장기도 면역계의 공격 대상이 됐다. 면역 거부반응은 초급성, 급성, 혈관성, 만성 단계로 발생한다. 예를 들어 초급성 거부반응은 돼지 장기 표면에 있는 ‘알파갈(α-Gal)’이란 물질을 면역계가 공격하면서 일어난다. ‘알파갈’은 인간을 비롯한 영장류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를 제거해도 혈액 응고나 또 다른 면역 거부반응이 길게는 수십 년간 이어진다. 오 박사는 “단계별로 관련된 유전자를 넣거나 빼 ‘면역 결핍’ 돼지를 만든다. 이후 태어난 돼지를 교배하거나 추가로 유전자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왔다”고 설명했다.
‘사랑이’도 앞서 나온 ‘믿음이(초급성·급성 반응 제어)’와 ‘소망이(혈관성 반응 제어)’를 교배해 탄생했다. 안정적이지만 유전자를 조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 부담도 크다. 수십 년간 연구에도 면역반응을 조절한 돼지는 전 세계에 약 20여 종에 불과하다. 잠재적 감염 위험이 있는 돼지 유전자 내 바이러스(PERVs)도 이종 간 장기이식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과학자들이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CRISPR-Cas9, RNA와 단백질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자르는 기술)에 관심을 갖는 이유다. 기존에 돼지 유전자를 편집하는 데 수년이 걸렸지만 유전자 가위를 이용하면 시간을 1년 내외로 줄일 수 있다. 한 번에 여러 군데의 유전자를 동시에 손볼 수도 있다. 지난해 10월 미국 하버드대 의대 조지 처치 교수는 유전자 가위로 돼지 배아에서 PERVs 유전자 62개를 모두 제거하는 데 성공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오건봉 박사는 “‘사랑이’에게도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해 면역 거부반응 조절 등 추가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며 “유전자 가위나 면역 억제제 개발이 이종 간 장기이식 현실화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줄기세포로 미니 장기 제작
줄기세포는 뼈·신경·혈관·근육·장기를 만드는 ‘씨앗’이다. 크게 배아, 성체, 역분화(유도 만능) 줄기세포로 나뉜다. 배아줄기세포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 생기는 수정란에서 추출하는데, 세포 분열이 왕성해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 성체줄기세포는 골수·지방·제대혈 같은 성인 몸에 있는 줄기세포로, 특정한 조직으로만 분화한다. 성체줄기세포는 치료제가 출시돼 있다. ‘하테셀그램(급성 심근경색·자가골수 이용)’ ‘카티스템(퇴행성 관절염·제대혈)’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업체가 국내외 임상시험 중인 성체줄기세포 치료제 수는 25개가 넘는다.
역분화 줄기세포는 2006년 교토대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개발한 ‘인공’ 줄기세포다. 성인의 피부 세포에 분화를 유도하는 유전자를 주입해 줄기세포로 바꾸는 방법이다. 역분화 줄기세포는 배아줄기세포처럼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연구 목적의 ‘미니 장기(오가노이드)’도 제작할 수 있다. 2013년 오스트리아 분자생명공학연구원은 역분화 줄기세포로 4㎜ 크기의 ‘미니 뇌’를 만들었다. 성인의 피부 세포로 역분화 줄기세포를 만든 뒤 적절한 화학 신호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법이었다. ‘미니 뇌’는 해마·피질 등 인간의 뇌와 비슷한 구조를 갖췄고 신경세포가 전기적 신호까지 주고받을 만큼 기능이 유사하다. 지난해 미국 UC버클리 연구팀 등은 스스로 뛰는 약 0.5㎜ 크기의 3차원 심장을 만들었다. 현재 간·갑상선·췌장 등 다양한 ‘미니 장기’가 개발돼 질병 연구와 약물반응 검사 등에 활용되고 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 7년 만에 승인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윤리적인 문제와 암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발전이 더뎠다. 하지만 200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난치성 질환에 배아줄기세포 사용을 최초로 임상 승인하면서 관련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차병원그룹 차바이오텍이 건성 노인성 황반변성과 스타가르트병(청소년기 실명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이달 초 보건복지부는 차의과대학의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를 조건부 승인했다. 관련 연구가 승인을 받은 건 7년 만이다.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는 ^핵을 제거한 난자에 체세포를 이식해 배아를 만들고 ^여기에서 질병 치료에 쓰이는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체세포는 피부·지방·간 세포처럼 성인의 몸에 존재한다.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는 기증자와 유전적으로 같아 면역 거부반응을 피할 수 있고, 특정 조직이 아닌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이번 연구로 얻어진 체세포 복제 배아줄기세포는 시신경 손상, 뇌졸중 같은 난치병 환자 치료에 사용될 계획이다. 연구책임자인 차의과대학 이동률 교수는 “기증자의 체세포와 같은 유전형을 가진 다른 환자 치료에 쓸 수 있게 ‘공유 줄기세포주’ 100가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3D 프린팅으로 만든 인공 간·귀
지난 4월 중앙대병원에서 두개골이 함몰된 60대 여성 환자의 인공 두개골 이식 수술이 진행됐다. 의료진은 생산기술연구원과 협력해 3D 프린터로 ‘맞춤형 두개골’을 제작했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 장치와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두개골 모양을 찍고 이를 ‘설계도’로 순수 티타늄을 수㎜ 두께로 쌓아 인공 두개골을 만들었다. 수술을 집도한 권정택(신경외과) 교수는 “기존의 골 시멘트는 함몰이 심할 경우 재료가 많이 사용돼 무겁고, 뇌에 딱 맞는 모양을 만드는 것도 어려웠지만 3D 프린터로 인공 두개골을 만들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3D 프린팅은 2차원 이미지를 3차원으로 변환한 후 이 모양으로 고분자·금속·세라믹 같은 소재를 층층이 쌓아 물건을 만드는 기술이다. 글로벌 3D 프린터 업체인 스트라타시스 다니엘 톰슨 한국지사장은 “의료 분야에 3D 프린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CT·MRI 의료 영상장비 제조사도 이미지를 3D 프린터 소프트웨어로 가공할 수 있도록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보청기·틀니·의족 같은 정형용 지지대(보장구)는 3D 프린팅을 활용해 맞춤형으로 제작되고 있다. 의료진이 ‘모의 수술’에도 활용한다. 지난 3월 중국 지린(吉林)성에서는 선천선 심장병을 앓는 생후 9개월 된 아기를 치료하는 데 3D 프린팅으로 만든 실제 크기의 심장 모델을 이용했다.
세포가 포함된 ‘바이오 잉크’를 쌓아 올려 살아 있는 조직을 만들기도 한다. 이를 3D 바이오 프린팅이라고 한다. 미국의 생명공학 회사 오가노보는 2013년 간·내피 등 수만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바이오 잉크를 사용해 1㎝도 안 되는 크기의 인공 간을 제작했다. 이 ‘인공 간’은 40일간 실제 세포처럼 살아 있었다. 지난해에는 3D 프린팅으로 신장 조직을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올해 초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의대 연구팀은 3D 바이오 프린팅을 이용해 만든 인공 귀를 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토끼의 연골세포와 말랑말랑한 하이드로겔로 바이오 잉크를 만들었다. 여기에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섞어 강도를 높여 귀 모양을 만들었다. 이식한 인공 귀의 연골 세포는 2개월 후까지 살아 있었고, 혈관이 연결되는 등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 이 연구에 공동 참여한 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강현욱 교수는 “세포 구조와 배열 상태가 귀보다 복잡한 췌장·심장·척수신경에 3D 바이오 프린팅을 적용하는 것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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